남우현, 암 투병 최초 고백 "인피니트·정규 미루고 싶지 않았다" [인터뷰]

입력 2023-11-28 07:00  


"암에 걸려서 4월 말에 수술을 했어요. 전신마취를 하고 10시간 정도 걸리는 큰 수술이었죠. 한 달 정도 입원했고 지금은 좀 회복이 됐어요."

그룹 인피니트 남우현은 첫 솔로 정규앨범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돌연 암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. 지난 7월 말 인피니트로 5년 만에 컴백해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가 암과 싸우고 있었다니 팬들이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.

정확한 병명은 '기스트암(위장관기질종양)'이었다. 이는 위장관의 근육층에 생기는 암으로 100만 명당 20명 이하 꼴로 발생하는 희귀암이다. 2년 전 건강검진에서 발견했던 조그마한 종양이 4cm의 혹으로 자라났고, 그대로 두면 15cm까지도 자랄 수 있다는 말에 수술을 결심했다.

남우현은 "눈을 떴는데 배 부위가 갈라져 있더라. 일주일 동안은 패닉이었다. 숨도 못 쉬겠고 음식 먹는 것도 힘들었다. 두 달간 밥을 못 먹었다.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. 부모님과 회사, 멤버들이 응원해 준 덕에 잘 버텼다"고 털어놨다.

인피니트 활동은 그야말로 '꾹 참고' 해낸 것이었다. 남우현은 "연예인들이 아픈 얘기를 하면 속상하지 않냐. 그래서 말하지 않았다"면서 "인피니트 앨범도 나 때문에 미뤄질 뻔했는데 아파도 무대에서 아픈 게 좋겠다고 생각해 강행했다. 참고 견뎠다"고 말했다.

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"괜찮다"고 했다. 그는 "'일을 다 접고 내 시간을 가져야 하나'라는 생각도 했는데 주변에서 용기를 많이 줘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. 회복도 빠른 편이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. 얼마 전에 추적 검사를 했는데 상처가 잘 아물었더라"고 전했다.

인피니트 활동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는데 솔로 컴백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. 남우현은 "솔로 나온 지가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, 5월에 싱글을 내려고 했는데 수술 때문에 못 나왔다. 뮤직비디오 촬영 날짜까지 잡혀있는데 수술 때문에 취소됐다. 왜 아파서 앨범도 내고 싶은데 못 내는지 서글펐다.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나오게 됐다"고 밝혔다.


28일 오후 6시 발매하는 '화이트리(WHITREE)'는 남우현이 솔로 데뷔 7년 만에 발매하는 첫 솔로 정규앨범이다. 평소 남다른 팬 사랑을 자랑해온 남우현인 만큼, 자신의 이니셜(Wh)과 평소 별명인 나무(Tree) 사이 인스피릿(I)이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아 앨범명을 완성했다.

이 시기에 '첫 정규앨범'을 내는 이유를 묻자 남우현은 "정규앨범은 원래 내년쯤 내려고 했다. 12월은 연말 시상식도 있고, 홍보하기도 애매한 시기라서 미니앨범을 내려다가 녹음해 놓은 것들을 지금 내지 않으면 계속 밀릴 것 같더라. 이번에 힘을 실어서 첫 정규앨범으로 완성도 있게 내고 싶었다"고 답했다.

준비 기간은 총 10개월 정도 걸렸고, 데모곡만 무려 200곡가량을 받아봤다고 한다. 앨범에는 11곡이 담겼는데, 남우현은 타이틀곡 '베이비 베이비(Baby Baby)'를 포함해 수록들까지 총 5곡의 작사·작곡에 참여했다. 타이틀곡 '베이비 베이비'는 캐럴을 연상시키는 시티 팝 장르의 곡으로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. 남우현이 직접 가사를 썼으며, 겨울 시즌 송으로 딱 좋은 설렘과 포근함이 녹아든 트랙이다.

남우현은 "1집부터 지금까지 다 작사·작곡·프로듀싱을 했는데 이번엔 정규앨범이라 부담감이 있더라. 회사에서 '우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'라면서 잘 밀어줬다. 언제 또 정규앨범이 나오겠냐는 생각에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려고 노력했다"며 웃었다.

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이었냐고 묻자 "내 이야기를 많이 넣고 싶었다"고 했다. 그는 "난 아이돌이고, 발라드도 하고, 댄스도 하는데 정작 내 이야기를 할 데가 없다. 말로 하는 건 상관없는데 음악으로 담아내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큰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. 내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고 싶었다"고 설명했다.

남우현의 깊은 속내를 엿볼 수 있는 건 7번 트랙 '아이 윌 비 올라잇(I'll be alright)'이다. 남우현은 해당 곡에 대해 "그동안 힘들었던 내용도 담겨 있고, 나 자신에게 괜찮다는 자기 위로의 곡이기도 하다"면서 마음 깊숙이 품고 있던 '불안감'을 꺼내 보였다.

그는 "예전부터 선배님들이 인기는 파도 같다고 말했다. 파도처럼 왔다가 다시 밀려서 나가니까 인기가 많을 때 잘 즐기라고 했다. 그런데 난 그때 잘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. '이게 영원할 수 있을까?'라면서 불안해했다"고 고백했다.

그러면서 "곡에 '네가 선택한 일이고 끝까지 이겨내면 괜찮아질 거야'라는 가사가 담겨 있다. 나처럼 어떤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다. 이 곡을 듣고 용기와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다"고 덧붙였다.

최근 인피니트가 오랜만에 완전체로 뭉쳐 KSPO DOME(체조경기장)에 섰을 때를 떠올리면서도 그는 "멤버들도 정말 좋아하고 기뻐했는데 난 불안했다. 기쁘기도 했지만 내년, 내후년에 또 여기서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. 내가 콘서트에서 왜 울었는지 생각해보면 '이 순간이 다시 안 오면 어떡하지?'라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"고 털어놨다.

힘든 시기를 겪기는 했지만 멤버들과 뭉쳐 활동한 일련의 과정들이 이 불안감을 해소해주진 않았는지 묻자 "해소된 것도 있는데 꿈 같기도 하고 너무 빨리 지나가서 행복을 다 못 느낀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. 빨리 다시 인피니트를 하고 싶기도 하다"고 대답했다.

다만 "일단은 팬분들이 기다려주셔서 솔로 정규앨범으로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. 연말에 콘서트 계획도 있다. 올해는 팬분들과 함께할 예정"이라고 말했다.


첫 정규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100%라고 했다. 남우현은 "너무 만족한다"면서 "첫 정규앨범인 만큼 애정도 많이 담겨있다.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실 것 같다"며 미소 지었다.

끝으로 그는 "올라운더라는 말이 듣고 싶다. 춤도 춤이지만 발라드도, 록 발라드도, 펑키한 음악도, 시티팝도 자신 있다. 또 곡도 웬만큼 쓴다"면서 "'이 친구가 작사도 곧잘 하고 음악적으로도 소질이 있구나'라는 말을 듣고 싶다"는 바람을 드러냈다.

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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